라식/스마일라식 1주일차
내 눈은 짝눈이다.
왼쪽 눈은 근시와 난시. 오른쪽 눈은 원시와 난시가 있다.
초딩때부터 알고는 있었다 초5때 처음으로 안경을 맞췄는데 그때 햇빛에 알을 비추면 양 알이 비추는 모양새가 달랐으니 모를 수 없다.
근데 중2때 멋이 없어보여서 그냥 안경 벗고 지냈다.
재수 수능을 끝난 다음날 바로 안경을 다시 맞췄다.
재수하면서 시력이 많이 나빠졌었다.
암튼 그렇게 대학을 들어가려고 보니 코로나라서 마스크도 끼고 살아야 했다.
얼굴도 큰데 마스크에 안경은 귀가 진짜 미치도록 아팠다.. ㅠ
언젠가 안경을 벗고 말리라...
근데 수술은 무서워...
서핑 강사를 하게 됐다.
처음엔 안경을 낀 채로 하려고 했는데... 시범 보이다가 안경을 5개는 빠뜨린 것 같다...
사실 안경잡이들이라면 매 년 안경 하나씩은 뿐질러 먹는게 일상이지 않는가?
그래서 서핑강사를 하면서는 매일같이 일회용 렌즈를 착용하고 살았다.
렌즈는 생각보다 비쌌다. 안경원에서 구매하면 양안 3개월치 해서 25만원정도 나온 것 같다.
이후 으뜸안경인가? 거기서 사니까 1개월치 양안 5만원정도 하더라. 약간 속은 기분에 돈이 아깝긴 했다. 뭐 어쩔수 없지
근데 서핑 후 렌즈를 뺄때마다 고통이었다. 오랜 시간 강한 자외선과 짠 바닷물에 절여진 내 안구 위에서 렌즈는 떨어질 생각을 잘 안 하더라. 그리고 보이지도 않는데 눈알은 따갑고 뻑뻑해서 렌즈가 없는데도 렌즈를 빼려고 한 적이 종종 있다... 내 손으로 흰자를 잡아 뜯으려고 했다니... 가슴팡팡...
그러던 중 어쩌다 보니? 대전사람인 나는 이번 설 연휴 기간에 맞춰서 안과에 가서 검사를 받았다.
약간 검사받는 느낌은 공장에 온 듯한 느낌... 다음 다음 여기 앉으시고 다음 이거 하시고~~
검사받고 상담을 받으며 알게 된 사실은 원시가 있으면 스마일라식이 안 된다!!
그리고 난시가 있으면 각막강화술을 해 주면 좋댄다 80만원이 추가로 붙지만말이지.
산동검사라는걸 하는데(당일수술하는 사람은 하지 않는 검사다. 동공크기때문에 하는건가?) 이걸 하면 동공이 엄청 확장된다.
이걸 하고 나면 근거리 1m~2m정도가 안 보인다. 옛날에 할매가 뿔났다 장동민씨를 생각하면 쉽다.
내 시력은 아래와 같다.
근/원시 | 난시 | 난시축 | 교정시력 | |
오른쪽 | +0.25 | -1.75 | 165 | 1.0 |
왼쪽 | -1.5 | -2.5 | 180 | 1.0 |
각막중심부 | 최소두께 | 최대두께 |
오른눈 | 543 | 565 |
왼눈 | 548 | 579 |
주간 | 야간 | |
동공크기 오른쪽 | 4.5 | 5.5 |
동공크기 왼쪽 | 4.9 | 5.7 |
그래서 내 선택은 오른눈 라식 왼눈 스마일라식으로
서로 다른 수술을 받기로 했다.
근데 라식, 스마일라식은 충격에 약하다던데.
수술날은 4시까지 오랬는데 3시 반에 도착했다. 도착하자마자 이것저것 다시 검사하고 (눈알에 뭔가 적고)
수술실로 갔다.
겁나 긴장됐다.
앞 사람이 끝나고 내 차례가 왔다.
수술대에 올라가서 앞을 보랜다.근데 자꾸 눈알이 움직인다,,, ㅜㅜㅜ 눈알 움직이면 수술 망친다는데 내 의지와 상관없이 자꾸 눈알이 움직였따 ㅜㅜㅜㅜㅜ
난 분명 앞을 보려고 하는데 자꾸 불빛이 위로 움직인다. 그래서 눈을 위로 올리려고 하는데 의사선생님이 앞을 보래... 이게 생각보다 공포입니다... 진짜루...
수술은 왼쪽눈 먼저하고 오른눈하는데, 오른쪽 눈은 아까도 말 했듯이 라식이다.
수술대에 누워 있으면 기계가 내려와서 내 눈알에 딱 붙는다. 약간 진공상태 느낌?
그리고 말만 들어도 무서운 절편...
'사아아아각'
하는 느낌과 함께 눈알 뚜껑이 없어진게 느껴진다...
그리고 기계는 다시 올라가고, 간호사 선생님이 내 눈알 각막을 가져간다.
(모든 과정은 다 보인다)
그리고 내 눈에 이것저것 뿌리더니
오른쪽 기계로 이동했다. 내 발로 걸어서!!!
내 두 눈으로 내가 걸어가는 장면을 보고 간다!!
근데 이게 약을 뿌려둔건지 뭔지 모르겠는데 앞이 노랗게 보인다.
암튼 그렇게 옆으로 이동해서 나머지 수술을 받게 된다... 아까 가져간 내 눈알뚜껑을 다시 붙이는 수술...
그 후엔 각막 강화 어쩌구를 하는데 아까 왼쪽(스마일)에 마지막 순서로 하게 된다.
근데 이게 또 마취가 살짝 풀린건지 진짜 뒤지게 따갑고 아프다. 눈알 뒤집어지는줄
모든 수술이 끝나고 깨달았는데
턱이 진짜 아프더라. 수술 내내 이를 꽉 깨물고 있었다. 손으론 누워있던 침대를 꽉 움켜쥐고 있었기 때문에 손도 저렸다.
수술이 끝난 시각은 4시 30분쯤. 내 짐을 챙겨서 나가랜다.
그리고 내 눈은 보이고 있다.
수술이 끝나자 마자 앞이 보인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수술 이후 느낀 감정은
'뭐야 스마일라식이 훨씬 안 아프다더니 이쪽이 더 아프잖아?'였다.
라식한 오른쪽 눈은 아무런 느낌도 나지 않았었다.
그 상태로 엄마랑 저녁을 먹으러 갔다. 6시가 넘어가기 시작한 그 순간 아까의 생각은 뒤집어졌다.
마취가 풀리기 시작한것 같았다.
오른쪽 눈알이 미치도록 아프기 시작했다. 눈에 연필을 쑤시는 느낌이랄까? 눈물도 엄청 쏟아졌다.
밥을 후딱 먹고 엄마 차로10분정도 이동하는데, 엄마 말로는 차에 타자 마자 곯아 떨어졌댄다.
물론 일어나서도 눈은 여전히 아팠다. 눈을 함부로 뜨지를 못 하겠더라
1시간마다 염증안약을 넣어주래서 계속 넣어줬다. 자다깨다를 반복한 것 같다.
저녁 9시가 지나며 통증이 가라앉기 시작했다.
생각해보니 스마일라식했던 눈은 그 전에 일찍 통증이 사라졌었다. 7시쯤?
그러니 스마일라식이 훨씬 일찍 통증이 가라앉는게 맞긴 한가보다.
사진은 수술 다음 날 아침에 찍은 내 눈알인데
라식한 눈이다.
검은자 안쪽으로 희미하게 잘렸던 경계면이 보인다.
검은자 밖으로 보이는 경계면은 보호 렌즈다. 일주일단 착용해야한다.
수술 다음날 다시 병원을 방문했다. 검사받아야한대서. 솔직히 걱정했는데 수술이 잘 됐다고 하셨다. 스마일라식한 눈은1.2 그냥라식한 눈은 0.9정도의 시력이 됐다고 했다.
스마일라식한 눈은 보호렌즈를 뺐다. 그리고 이 글을 쓰는 시점인 지금 아직 오른쪽 눈은 보호렌즈가 붙어 있다.
다음에 병원 다녀와서 두번째 후기를 쓸거같기도 하다.